18년차 사회복지사가 함께 일하고 싶은 신입 직원
사회복지사로 일한 지 18년이 되었습니다.
노인복지관에서 시작해 기업 사회공헌(CSR) 업무를 경험했고, 종합사회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에서도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동료들을 만났고, 적지 않은 신입 직원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끔 사회복지학과 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좋은 신입 직원은 어떤 사람인가요?”
“복지관에서는 어떤 신입 직원을 좋아하나요?”
그럴 때마다 조금 의외의 대답을 하게 됩니다.
저는 신입 직원에게 뛰어난 업무능력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상담을 잘하고, 행정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의 대부분의 일은 결국 현장에서 배우게 됩니다.
오히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태도입니다.
1.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신입 직원에게 완벽함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새로운 일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자주 생깁니다.
프로그램을 맡아야 할 수도 있고, 회의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고, 갑자기 행사 진행을 지원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직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저는 이런 경험이 없어서요.”
“저는 발표를 잘 못해서요.”
“저는 그런 업무는 자신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네, 해보겠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해보겠습니다.”
“도와주시면 해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관리자의 마음은 후자에게 더 많이 움직입니다.
처음부터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일단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더 알려주고 싶어지고, 더 도와주고 싶어집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처음인데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같이 해결해보자”는 마음도 생깁니다.
18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새로운 경험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것입니다.
잘해서 맡는 것이 아니라, 맡아보면서 잘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입 직원이 모든 것을 잘하기보다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더 높게 평가합니다.
2.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신입 직원은 원래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는 척하다가 실수를 키우는 경우가 더 위험합니다.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점”을 묻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모르면 물어봐라.”
“혼자 생각하지 말고 질문해라.”
“아는 척하지 말고 확인해라.”
18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입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3. 메모하는 사람은 신뢰를 얻는다
댓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또 다른 단어는 ‘메모’였습니다.
“알려준 내용은 꼭 적었으면 좋겠다.”
“안 적고 있으면 오히려 불안하다.”
“메모하는 모습만 봐도 믿음이 간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신입 직원 입장에서는
“지금 적어도 되나?”
“눈앞에서 메모하면 실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배들은 반대로 생각합니다.
메모하는 모습은 배우려는 의지이자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 현장은 생각보다 기억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이용자 정보, 프로그램 일정, 기관 규정, 회의 내용, 업무 절차 등 처음 접하는 정보들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좋은 기억력보다 좋은 메모 습관이 더 도움이 되는 이유입니다.
4. 실수보다 무서운 것은 숨기는 것이다
신입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이야기해 주세요.”
신입 직원이 실수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 역시 신입 시절에는 수많은 실수를 했습니다.
그중에는 지금 생각하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크게 곤욕을 치렀던 일도 있었습니다.
업무를 진행하다가 생각처럼 잘되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혼날까 봐, 질책을 받을까 봐 선뜻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든 혼자 해결해 보려고 했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졌습니다.
결국 상황이 알려졌을 때는 처음 실수 자체보다도 왜 바로 이야기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저는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실수는 수습할 수 있지만, 숨겨진 문제는 훨씬 수습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회복지 현장은 이용자와 관련된 업무가 많고, 여러 부서와 직원들이 함께 움직입니다.
작은 실수라도 빠르게 공유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지만, 문제가 숨겨진 채 시간이 지나면 기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입 직원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기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결국은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사회복지사는 혼자 일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동료와 협력해야 하고, 이용자와 관계를 맺어야 하며, 지역사회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입 직원의 능력보다 태도를 더 자주 보게 됩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
약속 시간을 지키는 사람.
대답을 명확하게 하는 사람.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는 사람.
생각보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이 조직생활에서는 큰 차이를 만듭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었습니다.
“인사만 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지각하지 말자.”
“말끝을 흐리지 말자.”
결국 대부분의 조직은 뛰어난 사람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먼저 찾는지도 모릅니다.
완벽한 사람보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오래 남는다
18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완벽한 사회복지사를 본 적은 없습니다.
대신 꾸준히 배우고, 동료와 협력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성장하는 사회복지사는 많이 보았습니다.
좋은 신입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는 사람.
저는 그런 사람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스펙 하나를 더 쌓는 것보다, 어떤 태도로 현장을 마주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오래 성장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